깨끗하게 정돈된 곳을 보면 누구나 부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공들여 그들을 따라 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리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정리를 잘 못하지만 누구보다 정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추천해보려 한다.
<정리 스위치를 켜라>
이 책의 저자는 정리를 위해서는 물건을 사용하고 손에서 떨어뜨리는 순간 재빨리 ‘정리 스위치’를 켜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정리 스위치란 물건을 있어야 할 자리에 두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사무실에서 업무 중인 상황이라면 서류를 처리할 것인지, 보관할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정하고 곧바로 행하는 것이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정리 동작이 빠른 것이 아니라 ‘정리 스위치를 빨리 켜는’ 것입니다.” - 저자
육아와 업무에 치이며 집이 엉망이 되던 어느 날, 이유도 예고도 없이 정리스위치가 켜진 날이 있었다. 하루 종일 그동안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닦고 많은 물건을 버리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 ‘역시 그때 그때 정리를 했더라면 이렇게 수고스럽지 않을 텐데’였다. 결국 정리가 어려운 사람들은 정리 스위치를 제 때 켜지 못해 얼마 전의 나처럼 한꺼번에 큰 맘을 먹어야만 정리를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책의 서문을 시작하기 전 나의 정리 레벨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가정편과 사무실 편으로 나뉘며 각각 8개의 문항이 주어지는데, 테스트 결과를 통해 나의 정리 습관이 매우 좋은지 아니면 상당히 문제가 있는지 나의 상태를 알고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능력은 정리력과 연결된다>
“책상 주변의 상태나 집안의 상태와 업무의 질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책상이 항상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사람은 업무 속도가 빠르고 배려할 줄 알며 인간관계도 원활합니다.” - 저자
정리라 하면 나의 생활 공간을 깔끔하게 치우는 것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정리는 불필요하고 불편한 인간관계도 포함되며, 그렇게 정리된 시간으로 내가 정말로 소중한 사람들을 챙길 수 있기에 배려심 또한 겸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개인이 가져야 할 정리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물건의 둘 때의 습관을 강조한다. 애초에 사용한 물건을 있어야 할 자리에 두었다면 우리가 어느 순간 정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며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 제대로 정착된 사람이라면 정리 컨설턴트의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가정, 살림 분야의 책 중 베스트셀러로 있었기에 궁금해서 들게 되었다. 정리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에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정리를 힘들어하고 방법을 모른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고 정리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막막함이 밀려온다면 저자의 말처럼 물건을 사용하고 손에서 놓는 순간, 그 즉시 그 물건의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는 습관을 들여보는 것이 어떨까?
“정리가 서툰 사람은 ‘지상전’을 벌입니다. 일단 어딘가 놓은 뒤 행선지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한 번 아무렇게나 놓았던 물건을 금방 치우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보통은 그 상태에서 다른 물건이 그 위에 쌓여 ‘산’이 되고, 또 산은 이어져 ‘산맥’이 됩니다. 심한 경우 바닥에까지 뻗쳐 ‘해저 화산’이 되고 맙니다.” - 저자
<이 책은 읽은 후 나의 생각>
올해 5월부터 필라테스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 수업은 그동안 내가 사용하지 않던 몸의 여러 부분에 근육이 붙게 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고 한 달의 기간동안에는 몸의 여기저기에 근육이 붙기 시작했기에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었다. 팔, 다리, 허리 할 것 없이 안 아픈 곳이 없었고, 아침에 일어나기조차 힘든 날도 있었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쯤 되었을 때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기 시작했고, 운동 후 폼롤러로 몸의 구석구석을 마사지할 때도 아프지 않고 시원하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무엇이든 앉아서 일을 하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허리도 안 아프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모든 습관을 들이는 것은 운동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정리 습관을 몸에 들이려면 최소한 운동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힘들고 귀찮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 나의 발목을 붙잡겠지만, 그로 인해 변화된 생활공간을 만끽하게 되면 그 또한 나의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정리 근육’이 붙도록 해야 한다.
항상 주변이 너저분하고,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약속시간에도 항상 늦고 여러가지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런 사람들 또한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정리란 청소뿐만 아니라 삶의 전반에 걸쳐 모든 것에 접목시킬 수 있는 카테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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